법원 “지휘자·반주자도 근로자” 판결

재판부 “인사규정 적용, 주 15시간 이상 근로했다면 수당 지급해야”
교회정관 ‘성도의 자격’, ‘봉사의 개념’ 재정비해 법적 갈등 대비 필요

기독타임스 | 기사입력 2021/05/10 [15:33]

법원 “지휘자·반주자도 근로자” 판결

재판부 “인사규정 적용, 주 15시간 이상 근로했다면 수당 지급해야”
교회정관 ‘성도의 자격’, ‘봉사의 개념’ 재정비해 법적 갈등 대비 필요

기독타임스 | 입력 : 2021/05/10 [15:33]

지휘자, 반주자 등으로 봉사하던교인들이 교회를 상대로 퇴직금과 사용하지 않은 연차수당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해 부목사와 전도사를 근로자로 보는 판결에 이어 법원이 교회 구성원의 봉사를 노동으로 분류한 판결이 잇달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교단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청돼 보인다.

지난달 28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만민중앙교회를 출석했던 교인4명이2019년 교회를 상대로 지급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김명수)는“교회가 원고들에게 1억6,280여 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교회 측은“원고들이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교인이기 때문에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교인들이 교회 인사관리 규정에 따라 상근 또는 비상근 직원으로 채용돼 매달 교회로부터 급여를 받았다는 점,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지 않았지만 교회의 우월적 지위에 따른 사정에 불과했다는 점을 판결 근거로 제시했다.

원고들은 모두 법률상 주휴수당 지급의무 기준이 되는 주당15시간 이상 근로했고, 매월 25일 정기적으로 급여가 입금됐고 휴가신청서도 제출했다. 또 재판부는 만민중앙교회 주요 부서에 해당하는 예능위원회로부터 상당한 업무지시를 받았던 것도 봉사활동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봤다.

만민중앙교회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규정한 이단이지만, 이번 판결은 종교단체 특히 교회에 대한 근로자 범위를 확장시켜가고 있는 법조계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재판부는 부목사와 전도사를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서울 강남 소재 교회가“담임목사를 정점으로 부목사와 전도사들이 상하관계를 이루며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담임목사 지시에 따라 관련 업무를 하기도 했다”면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담임목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만민중앙교회 소송 결과는 일반 교인의 봉사 개념보다는 반주와 지휘에 대한 계약이 체결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여 봉사 중심의 중소형교회에는 큰 관련이 없을 수 있다.다만 대형교회에서는 지휘자와 반주자, 솔리스트 등 다양한 영역의 봉사자와 계약을 하거나 일정 금액의 사례를 지급한다는 점에서 교회 정관의 면밀한 검토가 시급해 보인다. 이번 소송과 같은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향후 각 교단뿐 아니라 교회에서는 봉사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는 방안 마련을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법 전문가에 따르면 교회의 정관 중 ‘교인자격의 취득’ 조항에 교회 출석 기간과 교회가 정한 소정의 교육 이수, 당회 확인, 교적부 등록 등을 마련해둔다면 혹시 발생할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서헌제 교수(중앙대 명예)는 “고용계약에서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종속관계에 있는지 여부와 노동을 대가로 정기적인 입금을 지급하는지 두 가지라는 측면에서 이번 판결에서도 이 부분이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사례를 보편적인 봉사자들에게 당장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 교수는 “교회에서 전문가를 정식으로 초청해 찬양 또는 연주 등 사역을 맡길 때에는 문서 등을 통해 정확한 근거를 마련해 두어서 불필요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봉사의 개념과 사례비에 대한 규정과 범위 등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는 “교회에서 순수하게 봉사하는 교인들과 달리 사례비를 받는 전문 사역자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하기 모호한 측면이 있다”면서 “미리 사역계약서를 작성하고 전문 사역자의 권리 존중과 적절한 처우 등에 대해 앞으로 교회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만민중앙교회를 설립한 이재록 씨는 여신도들을 40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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