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칼럼] 배려하는 사회를 바라며

불 꺼요! 여기가 당신의 소유지라도 되는 겁니까?

기독타임스 | 기사입력 2022/06/23 [19:08]

[지역칼럼] 배려하는 사회를 바라며

불 꺼요! 여기가 당신의 소유지라도 되는 겁니까?

기독타임스 | 입력 : 2022/06/23 [19:08]

얼핏 들으면 토지 소유 관련 분쟁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들릴 소리이다. 이 내용은 사진작가들이 반딧불이 촬영을 하고 있던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 ▲출처: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

 

“취미가 멉니까?”

“아 저요! 사진 촬영하는 것이 취미랍니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기록으로 만들기 위해 영상촬영과 함께 시작한 것이 벌써 30여 년을 넘었습니다.”라고 하니 

한쪽에서는 대단하다는 부러운 시각으로 쳐다보고 있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사진작가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하고 계신 분들이 상당하다는 것과 대부분 사람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일까?” 라는 반문을 던져본다. 아마도 한 번쯤은 사진작가들 또는 그 일행들에 의해 좋지 않은 일들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경험한 사례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본다.

며칠 전의 일이다. 약 두 주 전쯤부터 반딧불이 생태에 대해 알아보자고 늦둥이와 약속을 한 터라 반딧불이 서식지와 활동시간 등을 알아보고 거주지와 가까운 곳을 선택하여 그곳으로 향하였다.

반딧불이 서식지 안내판이 없어 초입부터 방향을 알지 못해 헤매기 시작하였다. 아내와 늦둥이가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길을 겨우 찾아 그쪽으로 가려는데 너무 어두워서 하는 수 없이 핸드폰의 불빛에 의존하여 가고 있는 양쪽 구간에서 반딧불이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었다.

 

▲ ▲출처: 대나무 사진작가 최병관의 'Bamboo' 고요의 미학     ©

 

핸드폰에 의존해 거리도 측정해보고 액정화면을 껐다 켰다도 해보고 있는데 앞 방향에서 플래시가 터지는 걸 본 늦둥이와 아내가 깜짝 놀라 “도깨비불이다!”라고 하면서 나에게 덥석 안기는 게 아닌가? 귀신 잡는 부대의 할아버지 격 군대를 나왔다고 하면서 말이다.

플래시 터진 곳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니 사진작가들로 보이는 일행들이 던진 첫마디에 당황스러워 할 말을 잃어버렸다. 

“핸드폰 액정화면이 보이지 않게 불 끄세요, 소리도 내지 마세요.”라는 말에 기분은 나빴으나 응해주기로 하고 나와 가족들의 액정화면 모두를 꺼주었다. 

사진작가 일행들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 상대방들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시형의 말투를 이어갔고. 한동안 정적이 흐른 체 사진작가 중 일부분은 자기들 할 일만 하고 있었다.

사진작가들의 일방적인 지시형 말투에 응해주고 나서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여간 기분 나쁜 게 아니었다. 몇 번 생각해도 나의 행동이 상대방을 자극할만한 행동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사진작가들은 현장에 다다른 우리에게 먼저 양해의 말을 구했어야 했다. 이만저만하니 양해를 해달라는 말 한마디 하는 게 그리도 어려웠을까? 

30년 사진 촬영을 취미로 해온 나를 되돌아보았다. 과연 나도 저런 행동을 하였을까? 라고.

‘아니었다.’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다 구경하고 간 다음이라든지. 아침 일찍 방문하여 최대한 방해받지 않거나 방해를 주지 않은 행동들이 습관처럼 행동에 옮겨지곤 한다.

물론 작가 일행들도 무언가 서운한 마음이 있었으리라. 반딧불을 촬영하기 위해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는데 한순간에 불청객들이 나타나 훼방을 했다는 기분이 들었으리라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같이 보고 즐기고 공유하는 공간이 작가들만의 공간도 관광객들의 사유공간도 아니지만 사진작가 본인들의 작품 활동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인내하는 생각으로 활동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집에 오면서 던진 늦둥이의 말 한마디가 뇌리에 남는다. “사진 촬영하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야”라는.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단다.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사진 촬영하는 사람 전체를 매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며, 우리 가족의 반딧불 체험활동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씁쓸함을 남기면서.......   

송태양 시민전문기자 khfirst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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