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 운동은 창조질서 회복과 가정예배 운동이었다<창간31주년 기획특집·종교개혁 505주년 기념 특집> 개혁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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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프링필드시에 있는 청교도 동상 © |
개혁주의 적인 신앙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신앙고백서는 1643년에서 1647년에 걸쳐 영국의 웨스드민스터 사원에서 작성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이다. 물론 하이델베르그에서 올레비아누스(Olevianus)와 우르시누스(Ursinus)에 의하여 작성된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서나 드 브레(de Bres)에 의하여 작성된 벨직 신앙고백서, 그리고 도르트에서 작성된 도르트 신조를 개혁주의적인 신앙을 표현하는 문서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개혁주의 신앙고백을 가장 잘 표현한 문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그리고 미국의 장로교도들 뿐만 아니라 개혁주의 신학을 표방하는 세계의 모든 성도들이 그들의 신앙의 기준을 이에 두고 있다는 점이 바로 이를 증명한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 문답서가 바로 영국의 청교도들에 의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개혁주의 신앙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교도운동에 대한 이해가 요청된다.
1. 청교도 운동이란?
그러면 청교도운동(Puritanism)이란 무엇인가 살펴보자. 청교도운동이란 영국에서 일어난 교회의 개혁운동이다. 청교도운동이 일어난 시기에 대하여는 학자들마다 다르다. 그라나 일반적인 견해는 청교도운동이 메리 여왕(1553-1559)의 피비린내 나는 박해를 피하여 유럽의 대륙으로 피신하여 있던 영국의 개혁자들이 엘리자베스(1559-1603)가 종교적인 관용정책을 펴면서 영국에 돌아와 일으킨 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청교도운동이 일어난 시기를 일반적으로 엘리자베스의 통치시기로 잡고 있다. 그러면 유럽대륙에 피신하였던 개혁자들이 영국에 돌아와 일으킨 개혁운동이 왜 개혁주의운동인가 어떤 이는 회의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독일에는 루터파들이 있고, 화란에는 재침례파들이 극성을 부렸기 때문이다. 청교도운동이 개혁주의 신학에 근거한운동이라는 것은 영국에 돌아온 개혁자들 가운데 중심적인 인물들이 바로 칼빈의 제네바나 하인리히 뷸링저의 취리히에서 개혁주의 신학교육을 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개혁자들은 영국에 돌아오자 요한 칼빈(1509-1564)에 의하여 체계화된 신앙과 신학을 그들의 토양에 접목시키려 하였다. 곧 그들은 칼빈의 제네바를 모델로 삼아 영국의 교회와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칼빈주의적인 예배와 교리, 그리고 경건을 강조하면서 로마 천주교회에 의하여 영국교회에 뿌려진 무지와 미신적인 잔재를 제거하고 성경이 다스리는 가정과 교회, 그리고 국가를 건설함으로 영국을 개혁하고자 했다.
2. 개혁운동 - 창조질서의 회복
그러면 영국의 청교도들은 영국의 교회와 국가를 어떻게 개혁코자 하였는가? 살펴보자. 청교도들은 개혁운동을 ‘창조질서의 회복’으로 이해하였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가정과 교회 그리고 정부라는 창조질서(creation ordinance)를 세우셨다. 즉 하나님은 이 사회를 유지하는 최초의 단위로 먼저 가정을 세우시고, 인간이 범죄하면서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회를 세우시고, 죄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정부를 세우셨다.
청교도들은 이와 같은 창조의 질서들을 하나님이 원래 세우신 목적을 따라 그 기능을 회복함으로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과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곧 가정과 교회 그리고 정부에 하나님의 말씀이 다스리므로 그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져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교도들은 개혁운동이란 가정의 개혁에서 출발하여 교회를 하나님의 말씀이 다스리는 곳으로 만들고, 사회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말씀이 지배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임하도록(마 6:10)하기 위해서는 사탄에 의하여 왜곡된 질서를 바로 잡는 일이 요구된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는 사탄의 지배가 정지되는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탄의 세력이 파멸되고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한 창조질서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면 무엇을 개혁함으로 효과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오게 할 수가 있는가? 어떤 이는 하나님의 나라가 오게 하려면 먼저 사회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이는 먼저 개인 개인이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면 하나님이 다스리는 사회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교도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사회의 개혁이나 개개인의 변화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왜냐하면 사회 구조적인 개혁은 혁명을 동반하여야 하고, 개개인의 구원의 강조는 극단적인 개인주의 또는 이기주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진정한 개혁은 위의 두 견해를 동시에 포용하는데서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 어떻게 개인의 구원과 사회의 구원이라는 상호 배타적인 견해를 수용할 수 있는가? 청교도들에 의하면 개인 구원이나 사회 구원은 어떤 것에 시간적인 우선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순서를 강조하는데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즉 어떤 기관의 개혁을 먼저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한다면 청교도들은 하나님이 다스리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이 하나님의 말씀에 지배를 받고, 그러한 가정들이 모여 교회를 이룰 때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여 지배를 받는 교회가 될 수 있고,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교회들이 모인 사회는 하나님의 말씀이 다스리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청교도들은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이 개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그들의 가정을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이 다스리는 가정을 만들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 ▲ 청교도개혁운동 당시 채플로 모였던 예배당으로서 웨스터 민스터 사원. 로이드 존슨등 사역자들이 설교했던 청교도운동의 상징적 사원이다. © |
3. 청교도 운동 이해 / 가정의 개혁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으로 다스림을 받는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정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최초의 창조질서이다. 가정제도는 교회가 존재하기 전에 있었고, 국가제도가 생기기 전에 있었다. 그러므로 가정의 개혁은 그 어떤 창조의 질서의 개혁보다 우선한다. 청교도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이 다스리는 가정을 만들기 위하여 가정의 시초가 되는 부부관계의 정립이 우선적으로 요청된다고 보았다. 그러면 청교도들의 의중에 있던 가정이란 무엇인지 대표적인 청교도요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였던 윌리엄 퍼킨즈(William Perkins)를 중심으로 몇 가지 살펴보자.
4.청교도 운동 이해 / 가정의 기원
윌리엄 퍼킨즈는 [기독교인의 가정](Christian Oeconomy)이라는 책에서 가정은 죄와 상관없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가정이 죄와 상관없이 시작되었다는 말은 결혼제도는 어떠한 제도보다도 신성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청교도들은 모든 사람은 결혼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로마 천주교회는 경건을 핑계로 성직자의 결혼을 금하고 있다. 그들은 주장하기를 부부생활은 성직자들이 추구해야 할 금욕을 깨는 것이며, 금욕을 깨는 것은 바로 죄라고 한다. 이와 같은 성직자의 독신사상은 성경의 교훈을 오해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성경은 가정의 기원이 인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나왔다고 선언한다(창 2:18). 곧 아담이 여자를 그리워하여 가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담을 위하여 가정을 세운 것이다. 하나님은 에덴동산에서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신 후 그의 갈빗대로부터 하와를 만드신 후 두 사람의 결혼을 주례하셨다. 주례사로 하나님은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1:28)라고 말씀하셨고, {생육하며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 1:28)고 축복하셨다. 그러므로 청교도들은 성직자의 독신을 강조함은 [믿음에서 떠나 미혹케 하는 귀신의 가르침을 따르는] [양심이 화인 맞은 자들]의 외식(딤전 4:1-2)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사람은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에 순응하기 위하여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임박한 환란을 인하여](고전 7:26) 홀로 지낼 수는 있으나 독신주의는 성경적 교훈이 아니기 때문이다.
5. 청교도 운동 이해 / 가정생활의 원리
청교도들은 에덴동산에서의 첫 번째 가정은 모든 인간의 모범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에덴에서의 가정은 아가페적인 사랑에 기초하였다. 왜냐하면 아담이 하와를 보고,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내 살 중의 살}이라고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창 2:23).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라는 말은 최상급의 사랑고백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최초의 가정은 지고한 사랑고백 위에 세워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성경 교리에 근거하여 청교도들은 가정의 기초는 바로 사 랑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사랑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하나님은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라는 가정생활의 원리를 주셨다(창 2:24). 이 말씀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째는 남자가 부모를 떠나는 것이요, 둘째는 아내와 연합하는 것이요, 세 째는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부모를 떠난다]는 것은 남자가 부모로부터 공간적으로 떠나 분가하여 살라는 말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할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합하라]는 말은 의견의 일치를 보라는 말이다. 20년 또는 30년간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어떻게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나? 그것은 반푼이가 됨으로 가능하다. 자신의 의견을 50%만을 내세우고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는데서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한 몸을 이루라’는 말은 육체적으로 하나가 될 것을 시사한다.
정리/신춘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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